보고 분별하는 것이 망견이고, 듣고 사량하는 것이 번뇌이기 때문이다.

둘은 하나로 말미암아 있으니 하나마저도 지키지 말라. 한 마음이 나지 않으면 만법이 다 허물없게 된다. 

허물이 없으면 법도 없고 나지 않으면 마음이랄 것도 없다. 주관은 객관을 따라 소멸하고 객관은 주관을 따라 잠겨서 둘이 둘이 아닌 줄 알면 법에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

객은 주인으로 말미암아 객이 되고, 주인은 객으로 말미암아 주인이 된다. 양단을 알고자 하면 원래 하나의 공을 알라.

하나의 공은 양단이 같아서 삼라만상을 다 포함하여 세밀하고 거칠음을 보지 못하거니 어찌 치우침이 있겠는가.

대도는 본체가 넓어서 쉬움도 없고 어려움도 없다. 좁은 견해로 여우같은 의심을 내어 서둘수록 더욱 더디어진다.

집착하면 법도를 잃어 반드시 삿된 길로 들어 갈 것이니 놓아버리면 자연히 본래대로 가거나 머무름에 걸림이 없게 된다.

대도는 툭 터져 어느 곳에도 결림이 없기 때문이다. 자성에 맡기면 도에 합하고 소요하면 번뇌가 끊기고 생각에 얽매이면 참에 얽매어서 혼침하게 된다. 

좋지 않으면 신기를 괴롭힐 것인데 무엇 때문에 성기고 친할 필요가 있겠는가. 일승으로 나가고자 하거든 육진을 미워하지 말라. 육진을 미워하지 않으면 도리어 바른 깨달음이 온다.

지혜로운 이는 함이 없는데 거늘 어리석은 사람들이 스스로 얽매인다.

법에는 다른 법이 없다. 망령되이 스스로 애착하여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쓰니 스스로 그릇된 길에 빠진다.

미혹하면 고요적난이 생기고, 깨치면 오호가 없다. 모든 상대적인 개념은 잘못된 집착에서 온다. 꿈속의 허깨비와 헛꽃을 어찌 애써 잡으려 하는가. 얻고 잃음과 옳고 그름이 본래 없는 것인데.

눈에 졸음이 없으면 모든 꿈이 저절로 없어지고 마음이 다르지 않으면 만법이 한결 같아진다.

한결 같으면 본체가 훤히 드러나 모든 인연을 잊을 것이다. 만법이 다 눈앞에서 본래 상태로 돌아 가기 때문이다.

깨달으신 부처님께서는 꿈이 없나니 꿈이 있는 사람은 희로애락에 죄우된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그치면 움직이고, 움직이면 그치는데...

둘이 이미 이루어지지 않으면 하나인들 어찌 있겠는가. 구경궁극에는 일정한 법칙이 없다. 둘 없으면 하나도 없나니 자본, 공산 주의가 해체되면 오직 민주주의만 남는다.

마음에 계합하면 모두가 평등케 되어 짓고 짓는 바가 없게 된다. 여우같은 의심만 없으면 천지가 맑아진다.
일체가 머물지 아니하여 기억할 것 없도다. 훤히 밝아오면 무슨 안경이 필요하겠는가.
생각으로 헤아릴 것 아니다. 깨달음의 경지는 식정이 이르지 못한 곳이기 때문이다.
재빨리 상응코자 하거든 둘 아닌 경계에 들라.  둘 아니면 모두가 하나 되기 때문이다.

시방의 지혜로운 이들은 모두 근본으로 돌아간다.  근본은 짧거나 긴 것이 아니니 만년 가게 써라.

활안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