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붓다선은 운명을 바꾸는 주문

  붓다는 등각경 구도-16 가르침에서 “수행자여 이 세상의 잘 배운 제자가 나의 가르침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여 고요함에 이른다면, 범부였든 내가 석가모니가 되어 그 운명이 바뀌었듯이, 그대의 삶도 청정함과 지혜로움으로 최상의 행복에 도달하느니라.”라고 한다. 즉 붓다가 하셨듯이 가르침을 온전하게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무루의 경지에 도달하여 운명이 바뀔 수 있음을 말씀하고 계시다. 다만 “가르침을 온전하게 실천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위를 기울여서 준비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씀한다.

  첫째가 그동안 갖고 있던 관념을 잠시 내려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공출제상(空出諸相)이라 표현한다. 금강경을 통해서 우리는 수없이 일체의 상(相)을 내려놓아야 함을 배워왔다. 즉 상이란  자기만의 독단적 견해(주관적인 생각)나, 공동의 합일된 견해(객관적 생각)들을 말함인데, 이것들은 편견과 분별과 아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결국 나 또는 우리가 최고이고, 나 또는 우리가 아는 것이 가장 최상이라는 단견에 빠져, 시비논단으로 어리석음(愚痴)를 일으켜, 올바른 지혜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말기 때문이다. 그래서 붓다는 등각경 구도-14에서 “‥‥‥ 진리를 올바르게 인식하려면 이미 가지고 있는 잘 못된 믿음은 버려야 하느니라”라며 모든 주객(主客)으로부터 떠남(滅相)이 있어야 진리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내게 익숙 되어져 있는 견해를 선뜻 내려놓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수행자가 경험한 바로는, 비우고 내려놓는 것은 어렵지만 새로운 것을 채우는 것은 매우 쉬웠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나는 나를 따르는 수좌들에게 성불의 비밀인 등각경과 그 안의 수행법인 붓다선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라고 권하고 있다. 다만 관심만 갖지 말고 좋아하고 즐기라고 재차 권한다. 그것은 관심은 생각날 때만 일어나는 것이지만 ,좋아하는 것은 수시로 일어나는 것이요, 즐긴다는 것은 하루 온종일 그것에 빠져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순차를 지켜 수행하라는 것이다. 어느 불교국가를 막론하고 각 나라별로 깨달음을 향해가는 수행의 방식들이 존재하고 그 수행법들은 획일적이거나 단순화 되어 있다. 그러나 등각경의 가르침을 보면, 어느 하나의 수행법만으로 성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한 단계 계단을 오르듯 단계에 맞는 수행을 하나하나 실천하여 완성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가르침을 주고 있다. 즉 불교의 근원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계행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며, 계가 청정하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선정에 이를 수 있을 것이며, 고요함에 이르지 못한 자가 어떻게 지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며, 지혜를 완성하지 못한 자가 어떻게 화두를 타파할 수 있으며, 진리에 대한 의문인 화두를 깨트리지 못한 자가 어떻게 해탈의 경지에 오르겠는가 

  그래서 붓다는 등각경 구도-18 가르침에서 “‥‥‥태양이 떠오를 때 그 선구가 되고 전조가 되는 것이 새벽이듯이 또 기둥을 먼저 세워야 지붕을 얹을 수 있듯이 또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되어야 도달할 수 있듯이, 완전한 열반에 이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순차가 있음을 깨닫고 그 실천을 놓치지 않아야 하느니라.”라고 말씀한다.

 견불선원 선원장 수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