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28일 치러졌고 원로회의의 인준을 거쳐 원행스님이 제36대 총무원장으로 임명되었다. 이후 총무원 부실장 인사를 단행하는 등 대한불교조계종을 이끌 총무원 집행부를 구성하였다.
이번 선거에서 총무원장 후보로 나왔던 혜총스님, 일면스님, 정우스님 세명 스님이 총무원장선거 전 전격적으로 총무원장 후보 동반사퇴가 이루어짐으로써 자칫 선거가 파행으로 치닫는가 하는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단독 후보로 선거가 치러졌다. 세명의 후보스님은 9월 26일 합동기자회견에서 “종단 기득권 세력 선거 개입의 불합리한 선거제도를 목격했고 선거제도 개선을 위해 사퇴를 결심 했다”고 밝혔다. 세명의 후보들은 종단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스님들로 사퇴로 인한 파장이 그만큼 컸다. 결국 공정한 선거제도를 요구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정정당당하고 투명성 있는 경쟁을 통한 선거를 통하여 선출된 총무원장은 정통성면에 있어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불자들로 하여금 우려의 마음을 지울 수 없게 했다. 단독후보로 당선된 조계종 총무원장이 과연 분쟁을 종식하고 불교계를 화합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전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은처 문제에 이어 총무원장 불신임까지 이어지는 불교계의 다툼으로 많은 불자들이 상처를 입었다. 또한 분쟁의 소지가 있기에 또다시 사회적으로 불교의 분쟁이 커진다면 다시금 불교의 위상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껏 불자들은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삼보를 공경하고 수행 정진 해 왔다. 물론 조직내에서 작은 다툼은 있을 수 있지만 불교의 분쟁이 일반사회적으로 확대 될 때 불자들의 신심과 자긍심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여러 사건들로 인하여 더불어 불자수도 감소하고 있는 현 상황은 불교계를 위기 상황에 내몰고 있다.

불교는 해탈의 자유와 열반의 평화를 이상으로 하는 종교이다. 세계적으로 타 종교와는 달리 불교의 평화정신은 탁월하다. 이러한 평화의 정신에 맞추어 이제는 화합을 위주로 하는 대한불교조계종단의 크나큰 결단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

특히 이번 조계종 집행부는 실추된 종단의 위상과 승가의 위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통큰 소통을 펼치기 바란다. 잘못된 점은 고치고 그동안 각 불교계에서 소외 되었던 곳을 어루만져 줘야 할 것이다. 재정 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 누구라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행보를 통하여 그동안 실추되어 왔던 종단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더불어 한국종단의 큰 장자인 조계종은 침체되어 있는 불교를 어떻게 일으켜 세울 수 있는가를 제일 과제로 삼아야 한다. 불자들에게는 큰 자긍심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종단 화합이다. 화합을 하기위한 전제 조건은 소통이다. 소통의 방법에 대해서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특히 이번 선거에서 제시된 원행 스님의 공약에 대한 철저한 이행이 필요하다. 개혁하겠다는 원론적인 외침이 아닌 실천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구가 중심이 된 교구행정 책임제 도입, 비구니 스님들의 위상 강화, 승려복지 등 공약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여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대중공의로써 서로 소통을 통하여 집행해 나가야 그동안 분쟁에 대해 자유로울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집행부의 큰 소통을 통한 정책을 바라며 환골탈태하는 새로운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