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친구 상처받을까 걱정"…혐중시위 맞서 피켓 든 학생들

구로구 중학교서 혐오 반대 캠페인…"다 같은 사람인데 이해 안 돼"

정근식 교육감 "독일 나치즘 재현 안 돼…경찰·정부와 강력 대응"

▲교육감, 혐중시위 중단 위한 캠페인 참여

25일 이주배경 학생이 많은 구로구의 한 중학교에서 정근식 교육감과 교사, 학부모 및 학생들이
혐오 중단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민초결사대 등 극우 성향의 단체는 최근 서울 명동과 대림동 등
중국 출신의 이주민이나 관광객들이 많은 장소에서 ‘혐중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5.9.25.(사진출처=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캠페인에는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도 참여해 학생들을 독려했다.

캠페인 전에는 간담회를 열어 교장, 교사, 학부모, 학생과 혐중시위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A 중학교 조모 교장은 "학교는 혐오와 차별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공간이자 동시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의 출발점"이라면서 "우리 아이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구청, 경찰, 교육청 등이 긴밀히 협력해주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2학년 담임 교사인 박모 씨는 "오늘 시위대가 지나가는 동선에 교육 관련 시설이 12개나 있다"며 "어린 학생들이 혐오 발언을 듣게 되는 상황인데, 이를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힘줘 말했다.

인근 초등학교의 김모 교장은 "우리 학교는 이주 배경 학생이 전교생의 80%지만, 모두 애국가와 '독도는 우리 땅'을 목이 터지라 부른다"며 "어른들의 행동과 말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학생들에게는 정신적인 폭력이고 정서적 학대가 된다는 걸 명심하면 좋겠다"고 시위대에 당부했다.

정 교육감은 "독일에서 특정 민족을 혐오하고 차별해 낳았던 인류적 재앙, 나치즘이 (한국에서) 재현돼선 안 된다"며 "시민사회, 경찰, 정부와 적극 협력해 혐오 시위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또 "구로경찰서를 방문해 경찰과 어떻게 협력하고 방지 대책을 세울지 논의할 것"이라면서 "학교 인근에선 이 같은 집회를 할 수 없도록 법령을 개정하기 위해 국회 교육위원회와도 소통하겠다"고 밝혔다.